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데이터사이언티스트8

초등교사 의원면직 02 | 학교를 그만둔 이유 일을 관둔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물었습니다. 학교 일이 그렇게 안 맞아요? 그러면 나는 답했습니다. 아뇨, 일은 정말 재밌었어요. 배운 것도 많고요. 더 이상 애들을 못 본다고 생각하면 마음도 아프고 많이 아쉽기도 해요. 그런데 여기서 평생 일할 생각은 없을 뿐이에요. 학교가 끔찍이 싫은 것도 애들과 학부모를 상대하는 일이 적성에 더럽게 안 맞는 것도 아니었습니다. 내가 마주한 가장 큰 문제의식은 앞으로 학교에서의 내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. 나는 학교에서라면 먼 미래는커녕 당장 5년 뒤의 가까운 미래에조차 원하는 게 없었거든요. 승진을 해서 관리자(교감, 교장)가 되고 싶지도 않았고,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연구해서 석박사를 따고 싶지도 않았고, 그렇다고 장학사가 되거나 교육청으.. 2024. 4. 4.
초등교사 의원면직 01 | 마지막 출근 오늘 마지막 출근을 했습니다. 짐을 정리하고 인수인계를 하느라 조금 더 바빴을 뿐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보통의 하루였습니다. 임용고시를 통과한 정교사가 사직을 하는 일은 가뭄에 콩 나듯 드물어요. 일을 그만둔다고 해도 교대 졸업장으로 할 수 있는 뾰족한 다른 일이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, 마음이 바뀌어 복직을 하려면 임용고시를 다시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. 누구도 그런 모험을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. 특히 말 잘 듣는 교사들이라면 더욱요. 나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. 일을 그만두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? 이만한 직업이 또 있을까? 내가 다른 일을 한다면 뭘 할 수 있을까? 치열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결국 사직이었습니다. 학교를 떠나 후회하는 것도 무섭지만, 그게 무서워 학교에 .. 2024. 4. 4.